[프라하의 봄 원작]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밀란 쿤데라 후기(상)
다양한 책을 딱 한번씩만 읽는 나는 책을 깨닳음의 대상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세상을 보는 재미로만 읽었던 것 같다.
한번 해 본 것은 재미가 없다는 나의 평소 신념 때문이었을까.
물론 새로운 세상을 다양하게 보니 재미는 있어 꾸준히 책을 읽고 있는 것은 나의 장점이다.
책은 처음 읽을때, 두번째 읽을 때, 세번째 읽을 때 보이는 것들이 다 다르다고 한다.
마치 우리가 가는 똑같은 장소도 같이 간 사람,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 장소가 달라보이듯이.
이제는 다양하게 읽어야 새롭다는 강박감을 버리고
하나의 책을 통해 내가 못보고 지나쳤던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찾아가야겠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책은 19세 이상이 읽으면 좋을 책이에요~!
스토리가 있는 철학책이라 너무 재미있고 남녀의 사랑에 대한 내용도 나옵니당..

[1부]가벼움과 무거움
"한번뿐인 것은 전혀 없었던 것과 같다"
->내 인생은 밑그림이 없으며 현생도 전생도 없기 때문에 한번 뿐이며 다시 되풀이되지 않는다. 그만큼 그 한번은 지나가서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 가벼운 것이며, 단 한번의 기회만 주어지기 때문에 무거운 것이다. 혼란스러울 필요 없다. 인생은 가볍기도 하고 무겁기도 한 거다.
"토미시(남)-테레자(여) 의 이야기"
-인생은 무거워야 한다는 사람은 필연성, 진중하고, 묵직한 무거운 것 들이 가치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생은 가벼워야 한다는 사람은 "Es konnte auch anders sein" 이 뜻인 즉,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었는데"
인생은 우연, 우연, 우연의 반복이라고 한다.
->여기서 오빠와 일요일 낮에 이야기 나눴던 것을 써보려고 한다.
나: 오빠 우리가 만난건 필연이라고 생각해, 우연이라고 생각해?
오빠: 필연이란 존재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 우리가 선택하는 모든 YES 나 NO 에서 벌어질 수 있는 확률 100%의 일은 이 세상에 없어. 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전부 벌어져야 될 일이 필연인거 같아.
나: 다만 사람은 이야기꾼이므로 필연이라는 허무맹랑한 말도 생겨날 수 있는 거겠지.
오빠: 필연은 없지만 '기연'이라는 말이 좀 더 현실적인 말인거 같아. 기이한 우연 다시 말해 조금 더 '특별한 우연'.
사실 우연 또한 존재하지 않는 거 같아. 우연이라고 하는 것들도 결국 다 우리의 선택이지 않을까. 우연히 길에서 예쁜 여자를 봤는데 우연히 번호를 받게 되어서 만난건 우연이 아니라 내가 그 길을 걷기로 선택한 거고 그 여자의 번호를 딴 것도 나니까.
나: 인간은 필연이나 우연 없이는 인생이 먼지같이 보잘것 없어서 너무 지루할 것 같아. 우리는 그럼 기연으로 만나 이렇게 결혼한 걸로 하자!
[2부]영혼과 육체
어떤 한 사건이 보다 많은 우연에 얽혀 있다면 그 사건에는 그만큼 중요하고 많은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 우리는 우연의 의미를 해독하려 하므로 우연만이 웅변적이다.
-가벼운 것들의 반복은 의미해독의 노력으로 무거운 가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하나의 사랑이 잊히지 않는 사랑이 되기 위해 여러 우연이 반복된다.
[3부]이해받지 못한 말들
"사비나(여)-프란츠(남)"
이 둘의 이야기를 중점으로 3부를 시작한다.
둘은 삶의 방식이 너무나 달랐다. 둘의 악보는 어느정도 완성되어져서 하나하나의 단어나 물건은 각자의 악보에서 다른 어떤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항상 베일에 가린 법이다. 결혼을 원하는 처녀는 자기도 전혀 모르는 것을 발망하는 것이다. 명예를 추구하는 청년은 명예가 무엇인지 결코 모른다. 우리의 행의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우리에게는 항상 철저한 미지의 그 무엇이다.
사비나는 자신이 파리에 머무르지 않고 더 먼곳, 더 멀리 떠나리라는 것을 알았다. 왜냐하면 여기에서 죽으면 그녀는 바위 아래에 갇힐 것이며 멈추는 것은 생각만 해도 참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나도 멈출줄 모르는 사람이 되고 싶다
[6부]대장정
전체주의적인 키치 왕국에서 대답은 미리 주어져 있으며, 모든 질문은 배제된다. 따라서 전체주의 키치의 진정한 적대자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인 셈이다. 질문이란 이면에 숨은것을 볼 수 있도록 무대장치의 화폭을 찢는 칼과 같은 것이다. 마치 사비나의 그림처럼.
사비나의 적은 공산주의가 아니라 키치라고 했다. '침략당한 국가 체코'라고만 기억되고 싶지 않았고 사람들이 그녀의 삶을 가지고 만들어내려고 했던 키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야만 했다. 미국에 와서는 체코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기도 했다. 다른 사람들이 체코를 틀에 박힌 하나의 시각으로만 보지 않도록 하는것이다.
초반에는 단순한 불륜 이야기를 통해 존재의 가벼움과 무거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인줄 알았다. 그렇게만 생각했던 것은 체코라는 나라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소비에트 연방은 체코슬로바키아를 간섭했다. 작가 동맹의 작은 분파의 공산주의자 인들이 1967년 밀란쿤데라를 포함한 작가 동맹을 지지했다. 몇달 뒤 당 회의에서 개혁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작가에 대해 행정 처분이 내려졌다. 그들은 징계를 받았다. 둡체크 조차도 이 조치에 찬성하였다. 테레자가 속해있던 체코인들의 모임에서 부정적인 감정이 비춰 졌던 것은 작가와 체코슬로바키아의 역사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
체코슬로바키아는 소련의 침략을 부정했고 체코슬로바키아의 개혁은 소련측에서 달갑지 않았다. 소련은 장갑차와 탱크를 보내 체코슬로바키아를 침략하였다, 시민들은 비폭력 시위로 대응하였다.
하지만 이도 인생의 무거움 중 하나일 뿐 누구라도 가볍게 사는 다른 사람에게 뭐라 할 권리는 없다. 역사의 배경지식은 배경지식일 뿐. 나도 고정된 시각으로만 보지 않도록 달려야겠다.
철학에 대해 사유할 수 있는 내 마음의 여유가 있어 감사하다.
멋진 대화를 같이 하는 남편이 있어 감사하다.